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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기적

윤백남 단편소설선 4

윤백남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전5권 중 4권이다. 우연의 기적을 비롯, 안류정, 원수로 은인, 한말상관계견록 4편을 실었다. 우연의 기적 “대관절 아까 이 그릇에 무얼 담아서 먹였길래 저 애가 자꾸 그것을 달란단 말이냐.” 김진사는 며느리를 보고 묻는다. “무언지 제 먹고 싶다는 대로 주려무나.”한다. 순희는 하는 수 없어 비상을 물에 개어 놓은 이야기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동안을 이상한 눈으로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김진사는 며느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어서 그것을 타서 주어라. 비상은 사랑에 얼마든지 있으니. 그것이 여느 사람이 먹으면 죽되 그 병 있는 자가 먹으면 약이 되나보다. 만일에 그것으로 해서 죽는다한들 기왕 죽게 된 자식이니 무슨 한이 되겠느냐.” 하고 비상을..
윤백남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전5권 중 4권이다. 우연의 기적을 비롯, 안류정, 원수로 은인, 한말상관계견록 4편을 실었다.

우연의 기적
“대관절 아까 이 그릇에 무얼 담아서 먹였길래 저 애가 자꾸 그것을 달란단 말이냐.” 김진사는 며느리를 보고 묻는다.
“무언지 제 먹고 싶다는 대로 주려무나.”한다.
순희는 하는 수 없어 비상을 물에 개어 놓은 이야기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동안을 이상한 눈으로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김진사는 며느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어서 그것을 타서 주어라. 비상은 사랑에 얼마든지 있으니. 그것이 여느 사람이 먹으면 죽되 그 병 있는 자가 먹으면 약이 되나보다. 만일에 그것으로 해서 죽는다한들 기왕 죽게 된 자식이니 무슨 한이 되겠느냐.” 하고 비상을 갖다가 며느리 손에 쥐어주었다.

안류정
“무수리 아니라 상궁이라도 못 들어간다. 못 들어가.” “아니 수문장을 며칠이나 해 먹으려고 이러세요?” 하고 무수리는 발악을 하였다. 손호관은, “이년!” 하고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며, “너 같은 년은 문소의와 함께 천벌을 받을 년이다.” “무어 어째요?” 하고 무수리의 발악이 끝나기 전에 손호관의 손은 어느덧 번개같이 환도를 빼어들고, “천벌이닷!” 하며 무수리의 어깨로써 가슴에 걸쳐 후려쳤다. 무수리는 비명도 울리지 못하고 선혈을 내뿜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물론 즉석에 절명이다.

원수로 은인
여러 사람들이 남은 매를 마저 때리고 물러났을 때,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후지자後至者 몸이 약하와 매 아래 죽었나이다.” 주섬주섬 끊어진 곤장을 주워섬기며 한 장정壯丁이 이렇게 말하니 아까부터 눈을 딱 감고 고개를 돌리었던 주국의 눈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정경이야 가엾지만 국법은 꺾을 수 없었다.” 그는 같은 말을 한 번 더 뇌이며 창황히 말 등에 올라탔다.
“세상에 사람이 귀하다는 것은 그 지위가 높고 얕음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의 맑고 흐림을 두고 하는 소리요. 부인도 아는 바와 같이 저 이 아무개로 말하면 비록 내 몸을 원수로 노리기는 할망정, 십년간 품은 뜻을 꺾지 않고 아비 원수 갚기를 한시 잊지 않으니 이 어찌 출천의 효자가 아니겠소. 그러므로 이제는 그의 뜻을 꺾으려던 내가 도리어 부끄러운 생각이 들며 탄식하는 소리가 절로 나는구려.”
“소인이 이미 대감마님의 넓으신 은혜를 입사옵고, 또한 오늘까지 크신 돌보심까지 받았삽더니 이제 이같이 죽을죄를 짓사옴은 오로지 사람의 자식으로 아비의 원수를 갚지 않을 수 없었음이오니 대감께옵서도 부디 소인의 배은함을 탓하지 마옵소서.”

한말상관계견록
한말시대의 상계를 논함에 확고한 문헌이 없어 회상록 내지 견문록을 체계를 무시하고 단편적으로 적록한다며 열립군列立軍과 육의전六矣廛, 부보상負褓商과 패랭이, 물산객주物産客主와 보행객주步行客主, 광고술을 통해서 본 상계商界, 상업융통자본商業融通資本은 양반계급중심兩班階級中心, 무전대금無典貸金과 전당국으로 나누어 기록했다.
윤백남尹白南(1888~1954 본명:교중敎重)
극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충청남도 공주 출생
서울 경성학당 중학부 졸업
일본 후쿠시마현 반조盤城중학교 3학년 편입,
와세다早稻대학 고등예과를 거쳐 정경과 진학,
도쿄고등상업학교로 전학해 졸업
1910년 <매일신보> 기자로 활동하며 문필생활 시작
1912년 조일제와 함께 신파극단 ‘문수성’ 창단해 배우로 활약
1913년 <매일신보> 편집국장을 거쳐 <반도문예사>를 세우고 월간지 ‘예원’ 발간
1916년 이기세와 함께 신파극단 ‘예성좌’ 조직
1917년 백남프로덕션 창립, 영화 제작, 감독
1918년 김해 합성학교 교장. <동아일보> 입사,
단편소설 ‘몽금夢金’ 발표, ‘수호지’ 번역
1922년 ‘민중극단’ 조직, ‘등대지기’ ‘기연’ ‘제야의 종소리’ 등 번안 번역극 상연
1923년 한국최초의 극영화 ‘월하의 맹서’ 각본 과 감독.
1924년 조선키네마에 입사, ‘운영전’ 감독
1925년 윤백남프로덕션 창립, ‘심청전’ 제작
1930년 박승희, 홍해성과 ‘경성소극장 창립, 동인으로 활동하다 곧 유산. <동아일보>에 한국최초의 대중소설 ‘대도전’ 연재
1934년 <월간야담> 발간, ‘보은단의 유래, ‘순정의 호동왕자’ ‘우연의 비극’ 등 발표
1945년 장편소설 ‘벌통’ 발표
1950년 ‘태풍’ 연재하다 한국전쟁 발발로 중단, 해군 장교로 복무, 서라벌 예대 초대학장 역임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초대회장 역임 ‘흥선대원군’ 집필하다가 지병으로 사망

주요 작품
소설집 대도전1931 봉화1936 흑두건1948 해조곡1949 낙조의 노래1953
희곡집 운명1924
야담집 조선야담전집(전5권)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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